핑크 플로이드에 대한 이야기
핑크 플로이드를 모르는 독자를 고려한 책은 아니다. 애초 원서가 그랬다. 게다가 이 원서의 한국판은 원서보다 훨씬 두껍고, 더 무거우며, 표지마저도 알 듯 모를 듯 미니멀하다. 책의 제목도 그들의 노래 제목을 그대로 옮겼다. 모든 결정은 핑크 플로이드와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좋아해서 알고자 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쓰였고 만들었다. 때문에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핑크 플로이드를 왜 좋아해야 하는지 주장하거나, 밴드에 대한 찬사 따위를 정리한 구절은 단 한 곳도 없다. 저자는 밴드의 구성원들의 내면에 가까이 가려 노력하거나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어떤 식으로 합의하거나 충돌하면서 음악을 만들었는지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