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태원에서 골목바이닐앤펍이라는 뮤직바를 운영했던 저자는 2010년대 들어 점점 잦아지는 뮤지션들의 부고를 접하곤 그들을 애도하며 그들의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리면서 이 책을 구상했다.
뮤지션 452명. 1938년에 사망한 로버트 존슨부터 2022년 8월에 사망한 올리비아 뉴튼존까지 팝과 록, 포크와 소울, 재즈와 힙합을 망라하고,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저 멀리 아프리카를 오가며 음악이 죽은 날들을 되뇐다. 뮤지션의 생몰월일과 사인을 얼핏 스친 후 뮤지션의 간략한 삶의 흔적을 지나치며 그들로 인해 행복했던 기억, 그들이 주었던 위안, 안타까운 현실의 한계를 되짚는다.
그렇게 그들을 그리워하고 애도하며 삶을 추스른다. 뮤지션이 죽은 날을 ‘음악이 죽은 날’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날들은 우리가 그들을 다시 기억하며 우리의 남은 생에 다시 한 번 불을 밝히는 날이기에 반어적인 뜻이며, ‘음악과 우리가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 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