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신기하게도 처음 듣는 ‘빌보드 차트 넘버원’은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있는 것처럼 이 책 《일본 LP 명반 가이드북》에 담긴 모든 음악의 정서는 대단히 보편적이다. 정서적으로 느슨한 상태에서 소개한 몇 장의 음반을 검색해서 ‘히라시노 게이고’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기를 추천한다. 일본 음악을 처음 듣는다면 챕터를 건너 ‘시티팝’부터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시티팝’에는 도시의 화려한 황혼 뒤편의 고독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길게 누워있다.
지난 3년 간 저자와 출판사는 열 번이 넘는 교류를 하면서 이 원고를 정리했다. 매끄러운 글을 만들어 술술 잘 읽히는 책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일본 음악을 소개하는 기준이 없었음으로 카오스 상태에서 우리는 이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원칙이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우왕좌왕했다. 일부는 타협했다.
그러나 감히 말할 수 있는 건 저자 사토 유키에는 일본 음악의 주요한 부분을 앨범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앨범 리뷰의 역사가 스며들도록 유기적으로 훌륭한 글을 썼다는 점이다. 출판사의 입장에서 사실 놀라운 일이었다. 전문 평론가보다 훨씬 멋진 글이었다. 그런 결과물은 바로 음악을 들은 힘에서 나온 것이다. 동네에 사는 친절한 착한 일본 형한테 조금 서툰 한국말로 듣는 일본 음반 이야기를 모은 책이 바로 《일본 LP 명반 가이드북》이다.